칼럼/통증·근골격
통증은 참으면 낫는다? 스테로이드 주사가 무조건 답일까?
들어가며
"주사 한 대만 맞으면 낫는다던데요?"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분들에게서 정말 자주 듣는 말입니다. 반대로 "그냥 좀 참으면 낫겠죠"라며 몇 달째 통증을 방치하고 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두 가지 상반된, 그러나 둘 다 흔한 오해 — '참으면 낫는다'와 '스테로이드 주사가 만능이다' — 를 함께 짚어보려 합니다.
통증을 참으면 정말 나아질까
급성 통증은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입니다. 다친 부위를 보호하고 회복할 시간을 벌기 위한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문제는 이 급성 통증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은 채 오래 지속될 때 생깁니다.
통증이 만성화되는 과정에는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이라는 현상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통증 신호가 반복적으로 척수와 뇌로 전달되면, 신경계 자체가 통증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점차 재구성됩니다. 그 결과 처음에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게 되고, 통증이 있던 부위 주변까지 아픔이 번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통증을 오래 방치할수록, 통증 자체가 '만성 통증'이라는 별개의 문제로 자리잡을 위험이 커지는 셈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참기보다는 원인을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스테로이드 주사, 언제 도움이 되고 언제 한계가 있나
스테로이드(부신피질호르몬) 주사는 강력한 항염증 작용으로 급성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급성으로 심하게 부어오른 관절, 신경이 눌려 극심한 통증이 있는 상황 등에서는 분명 유용하게 쓰입니다.
다만 이 주사가 통증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염증 반응을 억제해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적 치료에 가깝고, 근골격계의 불균형이나 반복되는 스트레스 요인 같은 근본 원인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복 사용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2017년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발표된 무릎 골관절염 환자 대상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는, 2년에 걸쳐 3개월마다 스테로이드(트리암시놀론) 관절강 내 주사를 반복한 그룹이 생리식염수를 주사한 대조군에 비해 무릎 연골 부피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났고, 통증 개선 정도에서는 두 그룹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반복적인 스테로이드 주사가 단기적인 증상 완화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연골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고 통증 감소 효과 자체도 생각만큼 우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의 접근
저희는 통증의 원인이 되는 근골격계의 불균형, 반복된 긴장, 순환 저하 등을 침, 약침, 추나요법으로 함께 치료하고, 필요한 경우 체질과 증상에 맞는 한약을 병행합니다. 급한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통증이 왜 반복되는지 근본 원인을 함께 다루는 것을 치료의 중심에 둡니다.
'주사냐 아니냐'라는 이분법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통증이 어떤 단계에 있고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입니다. 급성기에는 빠른 증상 완화가 필요할 수 있고, 만성화된 경우라면 근본 원인을 다루는 치료가 더 중요해집니다.
마치며
통증을 무작정 참지도, 그렇다고 한 가지 방법에만 의존하지도 마세요.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그 원인과 시기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빠른 회복의 지름길입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진료 중 편하게 여쭤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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